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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묻지만 흉기난동▣

'간첩 혐의 무죄' 유우성씨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아내와 눈물


'간첩 혐의 무죄' 유우성씨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아내와 눈물
한겨레 | 입력 2015.10.29. 12:06


[한겨레] 29일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35)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며 “간첩조작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날 감색 양복을 입은 채 아내 김자연 변호사와 함께 긴장된 표정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상고를 기각한다’는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 뒤쪽에 서 있던 유씨는 웃음을 지으며 아내의 얼굴을 바라봤다. 유씨와 김 변호사는 손을 잡고 법정 밖으로 나와, “고생 많았어요”라는 지인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

-소감을 말해달라.

=너무나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1심 재판에서도 중국에서 찍은 사진을 북한에서 찍었다고 조작하고, 그해 항소심에선 출입국 기록과 증인까지 조작했습니다. 일개 개인으로 이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생(유가려)과 관련해서도 국정원 합심센터에서 6개월간 불법 구금하고 폭행하고 고문한 것에 대해서 상고심에서 다 인정해주고 진실을 밝혀준 데 대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유죄 인정된 혐의도 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울음 참으며)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간첩조작 사건은 30~40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그동안 재판을 하면서 많은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피해자를 대표해서 다시는 간첩조작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주길 강력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동생을 불법으로 구금하고, 사건 처음부터 나는 간첩이 아니라고 수백번을 말해도 들어주질 않고, 동생과 대질 조사를 요구해도 하나도 들어주지 않은 부분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3년 가까이 재판 이어가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언론에서 저의 말보다 검찰에서 뿌린, ‘없는 사실’을 사실처럼 보도한 것도 힘들었습니다.

간첩사건이 끝났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증거조작과 간첩조작 사건이 밝혀져서 6~7년 전에 기소유예된 외환거래법 재판을 다시 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보복수사가 언제까지 있을지도 사실은 두렵습니다. 하루빨리 모든 재판으로부터 자유롭게 돼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오늘 오후 간첩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서도 선고가 이뤄질 예정인데.

=1, 2심에서 조작이 밝혀졌는데도 사과 한 마디 받은 적 없습니다. 저희 동생도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았지만, 보복만 있지 사과는 없습니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한 마디 듣고 싶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훈 기자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