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접대 제보한 여성들 벼르고 있을 것”
[인터뷰] 스폰서 검사 제보자 정씨 “검찰 기득권 내놓지 않으면 이런 일 계속될 것”
미디어 오늘ㅣ입력 : 2013-03-22 15:26:48 노출 : 2013.03.22 16:49:2
한 건설업자의 고위층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에서 현직 법무부 차관이 사퇴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우리사회에 권력층과 업자 간의 검은 커넥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3년 전에도 수십여 명의 검사가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일이 있었으나 이번 사건은 이런 관행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년 전 검사들에게 술접대,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던 스폰서 검사사건의 제보자 정 아무개씨는 이런 현상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는 여러 차례 문제가 불거져 기회가 생겼으나 제대로 뿌리뽑지 못한 채 지나쳐버렸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그 때만 관심을 쏟았을 뿐 금새 잊는 세태도 이런 문제가 여전히 만연하게 한 원인이라고 그는 지목했다.
스폰서 검사 제보자 정씨는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경찰의 고위층 성접대 사건 수사에 대해 “이 사건을 잘 알지 못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업자와 권력자의 검은 커넥션이 여전하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특히 검사의 경우 말로만 자정을 한다고 할 뿐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씨는 김학의 차관이 사퇴하면서 연루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 대해 “김 차관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경험했을 때도 3년 전에 검사들 대부분은 일단 부인했었다”며 “특히 내가 접대했을 당시 검사들은 죄의식없이 접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정씨는 “이번 기회에 경찰이 눈치보지 말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특히 성접대를 했다고 진술한 여성 제보자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제보한) 여성들도 일종의 피해자이다. 이 문제도 소상히 다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에 검찰에서 (김학의 차관을 거론한) 여성들을 벼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해봤기 때문에 그렇다”며 “사건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친지, 선후배를 압박해 괴롭힐 수 있다. 지금도 피해자처럼 느끼고 있는데 꾸준히 감시하고 모니터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이후, 그랜저 검사, 성추문 검사, 뇌물 검사 등 검사 추문이 끊이지 않다가 이번엔 성접대 사건에 현직 법무차관이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나온 것을 두고 정씨는 안타깝다고 평했다. 그는 “3년 전 내가 수사 받을 때 더 제대로 뿌리를 뽑고, 도려내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정리했다면 이런 일까지 벌어졌겠느냐”며 “너무 안타깝다. 결국 검찰 뿐 아니라 국민에 다 손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검찰 출신이 새 정부 권력층 요직에 기용된 것에 대해서도 정씨는 “법무부장관에 이어 헌재소장까지도 검사 출신이 됐는데, 앞으로 무슨 검찰개혁을 하겠느냐. 무망한 일”이라며 “이런 검은 커넥션을 뿌리뽑으려면 당사자들이 대책을 세우도록 맞겨두는 것은 공염불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 언론의 책무도 있다”며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지켜보고 말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감시와 모니터가 있어야 한다. 특히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을 약화시키는 근본적 대책이 없으면 어렵다”고 역설했다.
정씨는 “검찰 집단 스스로가 안바뀌기 때문에 외부에서 기득권을 빼앗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씨는 “검찰 집단 스스로가 안바뀌기 때문에 외부에서 기득권을 빼앗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부산 창원 등지에서 해당 지역 검사들에게 술접대와 성접대,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폭로해 검찰 자체 진상조사에 이어 특별검사의 수사까지 이어졌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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