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실 성추문’ 40대 주부의 하소연
“문 밖의 남편 알까봐 숨 죽인 채 당했다”
일요신문 | [1075호] 2012년 12월 19일 (수) 00:20:38
성폭행을 당했다면 문 밖의 남편에게 구조요청을 하는 게 상식인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전 검사가 성관계 직후 A 씨에게 '자기야'라고 했다는 녹취자료 일부분이 검찰에 의해 추가적으로 공개되면서 'A 씨 꽃뱀설'은 더욱 힘을 실었다. 의혹의 눈초리는 점차 불거져 어느덧 A 씨는 13세 연하의 검사를 유혹해 검사실에서 바지를 내리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검찰 고위급 간부의 옷(?)을 벗게 한 희대의 '꽃뱀'으로 둔갑하기에 이르렀다.
40대 초반 가정주부 A 씨, 100여만 원어치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난생처음 검사실 조사를 받게 된 그는 정말 계획된 '꽃뱀'일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그만의 비스토리를 들춰봤다.
결혼생활 17년차 A 씨 부부는 금슬이 좋아 자녀도 연년생으로 셋이나 뒀다. A 씨의 남편은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 A 씨 역시 7~8년 전까지 비슷한 계열에서 회사원으로 일을 하다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단란했던 A 씨의 가정에 조금씩 균열이 일게 된 건 지난 7월. A 씨의 친부가 갑작스런 병환으로 상태가 위중해지자 A 씨는 크게 좌절했다. 이어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딸에게 남들에겐 말 못할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자 A 씨는 큰 충격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A 씨를 괴롭혔다고 한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마트 측이 A 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A 씨의 절도는 한 달 만에 막을 내렸다.
검찰에 넘어간 A 씨의 사건을 담당하게 된 인물이 바로 전 검사. 그는 H 로스쿨 1기 출신으로 갓 서른 살이 된 신출내기 검사였다. 세간의 소문처럼 A 씨가 13세 연하의 신입 검사를 성적으로 유혹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을까.
A 씨의 한 지인은 12월 1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A 씨는 고지식한 성격을 가졌다. '죄를 지으면 응당 처벌을 달게 받겠다. 하지만 내가 저지른 죄에 대해서만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A 씨는 검찰 조사서에 자필로 "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이런 죄를 짓게 된 게 아이들 앞에서 너무나 부끄럽다. 그래서 나는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겠다. 아이들에게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싶다. 하지만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뒤집어쓰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 씨의 11월 10일 녹취본에 따르면 A 씨는 시종일관 전 검사에게 "검사님, 수사를 제대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하소연한다. 이 과정에서 전 검사가 A 씨의 말을 끊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반복하는 시간이 장장 4시간에 달한다.
A 씨에 의하면 당시 A 씨는 4시간 정도 조사를 받던 중에 울음을 터트렸고 이에 전 검사가 스킨십을 해오자 조사실 내부에 위치한 검사실로 도망쳤다. 그 사이 전 검사가 조사실의 불을 끄고 문을 잠그고 나서 검사실로 들어왔다. 이때 전 검사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 A 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전 검사가 순식간에 옷을 벗고 들어오니까 너무 충격을 받아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의 추측대로 A 씨가 자신의 주장이 전 검사에게 통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전 검사를 유혹한 것은 아닐까.
키 155cm, 40kg의 왜소한 체격인 A 씨는 누가 봐도 '예쁘다'고 말하기 어려운 평범한 인상을 가졌다고 한다. 검찰 내부자에 의해 유출된 A 씨의 증명사진을 우연찮게 봤다는 한 법조인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아줌마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꽃뱀'의 인상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전 검사와의 성행위는 땅거미가 질 무렵 시작돼서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성관계 도중 A 씨는 소리 없이 울먹였고 전 검사가 간간이 '체위를 바꾸라'는 명령조의 말을 한 게 이들이 나눈 대화의 전부였다고 한다.
A 씨는 최근 자신의 변호인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걸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이 알게 될까봐 소리도 못 냈다. 남편이 홧김에 검사를 폭행하게 되면 분명 나중에 검사가 보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참았다"며 뒤늦게 당시의 심경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당시 A 씨가 조사를 받던 조사실의 문은 나무 재질의 낡은 문이었는데 문의 맨 윗부분에만 작은 유리창이 있었다. 약 4시간 동안 나무문 사이로 간헐적으로 아내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갑자기 문 위의 유리창 너머로 조사실 내부 전등이 꺼지면서 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A 씨의 남편은 훗날 변호인에게 "조사실 전등이 꺼질 이유가 없는데 너무 이상했다. 문을 열어보려고 하니 잠겨 있었고 '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쓰레기통을 밟고 올라가 문 위 창문을 통해 내부를 훔쳐봤지만 이미 불이 꺼진 상태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설마 검사가 아내를 성폭행하리라고는 그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전 검사의 유린은 계속됐다. 11월 12일 전 검사는 A 씨를 구의역 1번 출구로 불러 자신의 차에 태운 후 왕십리에 위치한 한 모텔로 데려가 두 차례 성폭행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장난감처럼 다뤄졌다고 한다.
현재 A 씨 부부는 세간의 눈총을 피해 자녀들을 데리고 잠적한 상태다. 사건의 충격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A 씨 측은 최근 자신의 변호인에게 "검사실에서 받은 상처보다 나를 꽃뱀으로 모는 여론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더 컸다"고 전했다고 한다.
아직 사건의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평범했던 한 가정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포그니 기자patronus@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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