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짱 없는 학교 어딨나, 1명 무조건 써라" 경찰, 고교생 30명 불러 거짓 진술 강요
경향신문 | 최인진 기자 | 입력 2015.04.23 06:00 | 수정 2015.04.23 07:38
경찰이 학교폭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학생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며 강압 수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경기 이천의 ㄱ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20일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오후 6시쯤 영문도 모른 채 30여명의 학생들이 이천경찰서로 불려가 불량 서클 가입과 활동 등에 대해 추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형사가 친구들을 통해 연락해서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은 채 무작정 경찰서로 오라고 했다"면서 "조사받는 내내 무서웠다"고 전했다.
거짓 진술 강요 등 강압 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한 학생은 "경찰관이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집에 못 간다, 거짓말하면 피의자 진술받겠다'며 겁을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우리 학교에 짱도 없고, 일진도 없고, 서클도 없다'고 하니깐 '짱 없는 학교가 어디 있느냐'면서 제일 만만한 한 명을 적으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A4 용지 1장 분량의 진술서를 써 경찰에 제출한 뒤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학교 측과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경찰 출석과 조사 사실을 일절 통보하지 않았다.
이천경찰서 관계자는 "학교폭력 수사에 대한 의욕이 앞서다 보니 학교나 학부모에게 알리지 못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진 것 같다. 앞으로는 경미한 사항이라도 절차에 따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ㄱ고교 관계자는 "경찰의 무분별한 수사로 인해 학생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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