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키스방 다니며 인터넷에 여종업원 품평
서울의 경찰대 출신 경감 해임… 최근 중간 간부급 물의 잇따라
조선일보 | 입력 : 2013.09.17 03:02 | 수정 : 2013.09.17 08:34
감찰 당국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 A(49) 경감은 작년 7월부터 1년여 동안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등지의 키스방을 최소 33차례 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대 출신의 A 경감은 단골로 출입하는 업소가 따로 있지 않고, 여러 키스방을 두루 섭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를 입수한 서울지방경찰청은 키스방 인근 CCTV 확인 등 3개월에 이르는 조사를 벌여, A 경감이 상습적으로 이 업소들에 출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A 경감은 "키스방을 찾은 것은 사실이나 성매매를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 당국은 A 경감이 신분을 속이고 밤 문화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업소 특성, 여종업원 품평(品評)을 골자로 하는 게시글을 남겼다고 밝혔다. A 경감은 감찰이 시작되자 자신의 후기를 삭제했지만, 감찰관은 미처 지우지 못한 게시글 17건을 발견했다.
경찰 징계위원회에서는 A 경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한다. "개인의 성적 취향인데 중징계는 너무하다"는 견해와, "경찰관의 품위를 해쳤다"는 의견이 맞섰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위는 A 경감이 수십 차례 키스방만을 골라 다닌 점으로 볼 때 특정 유흥 업소에 중독됐다고 판단했다"며 "향후에도 유사한 행동이 우려되기 때문에 해임 결정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본지 기자와 만난 A 경감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등뼈'라고 하는 중간 간부급의 물의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서울청 B(47) 경정이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폭행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사이클 마니아인 B 경정은 서울에서 해운대까지 '라이딩'을 즐긴 다음 지인과 술을 마시다가 "술값이 과한 것 아니냐"며 업소 주인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만취한 상태에서 부하 직원에게 행패를 부린 경찰서장, 부하 경찰관의 처제(妻弟)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경찰 간부도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의 각종 추문(醜聞)이 술자리 안줏거리로 떠도는 지경"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범죄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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