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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흉기 찔려 피범벅인데 병원 안 데려가..이런 경찰 믿어도 돼?


[단독] 흉기 찔려 피범벅인데 병원 안 데려가..이런 경찰 믿어도 돼?
영등포역파출소 난동 사망사건
119 신고한 채 상처 지혈 조처만
유족 “경찰, 책임 안지려 이송 안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고발키로
한겨레 | 입력 2013.09.27 08:10 | 수정 2013.09.27 09:00


최근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30대 남성이 피를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 10분간 응급조처 없이 파출소에 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이 피해자가 노숙인이라고 밝혔으나, 실은 노숙인이 아니었던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26일 <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파출소에서 저녁 8시10분께 송아무개(55)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어깨를 다친 홍아무개(38)씨는 119 구급대가 도착한 저녁 8시21분까지 극심한 출혈 속에 방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씨와 송씨는 영등포역 앞에서 다투다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당시 파출소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파출소에 있던 경찰관 6명 가운데 1~2명이 홍씨의 상처를 수건으로 감쌌을 뿐, 4명은 의자에 앉아 있거나 걸레로 바닥의 피를 닦았다. 심지어 피 흘리는 홍씨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흉기를 휘두르는 송씨는 의경이 진압했다. 이날 저녁 8시38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도착했을 때 뇌사 상태였던 홍씨는 23일 밤 9시55분께 '저혈성 쇼크'로 숨졌다. 홍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출혈의 절반은 파출소에서, 나머지는 이동 중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씨의 유가족들은 경찰의 조처가 부적절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홍씨의 매제 박아무개(38)씨는 "왜 경찰차로 바로 병원에 옮기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차에 태우면 경찰 책임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유가족은 해당 경찰관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하려 하고 있다.

경찰은 최선을 다했다는 태도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다른 사건 두 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다친 홍씨에게만 집중할 수 없었다. 2차 부상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구급차를 기다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얼굴과 어깨를 다쳐 피를 많이 흘린 경우는 신속한 수혈이 가장 중요하다. 허리가 다친 환자도 아닌데 무작정 구급차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살인미수 전과가 있는 송씨가 흉기가 들어 있는 주머니를 지속적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의심스러운 동작을 하고 있었는지, 그런데도 경찰이 무성의하게 내버려두고 있었는지 등을 살펴 (흉기 공격의) 예측 가능성이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씨의 유족들은 홍씨가 노숙인으로 보도된 데 대해서도 명예훼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신장애 3급으로 전단지 배달 일을 하는 홍씨는 5년간 해온 장애인 목욕 등 봉사활동으로 지난 13일 영등포구 의회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박유리 김미향 기자nopimul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