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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기사)정치권▣

현장 피하는 경찰이 경찰이냐


현장 피하는 경찰이 경찰이냐
퇴임 앞둔 현직 서장 성과급급·소통부재 등 경찰 문제점 책 펴내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13.03.01 21:11:49


현직 경찰서장이 낸 '경찰이 위험하다'란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화제다.

사법시험 합격 후 지난 1993년 경찰이 된 박상융 평택경찰서장이 주인공이다. 6월 말 퇴임을 앞둔 박 서장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느낀 문제점을 책 안에 담아냈다.

그가 말하는 경찰의 문제는 △성과에 급급한 문화 △현장 기피 △외부와 소통 부재다.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현장과 소통이다. 현장과 가까이 있지 않고 소통을 잘하지 못해 경찰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성과 지상주의다. 현장에서도 성과를 올리는 데 목을 매다 보니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박 서장이 동두천경찰서장으로 있을 때 일이다. 무전취식자에게 돈만 받아내면 될 일을 경찰관들이 입건을 시켜버린 것. 사건 해결이라는 경찰 본분보다 입건 건수 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는 본말전도의 상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경찰이 위험해진 두 번째 문제로 그는 현장 기피를 꼽았다.

박 서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지만 대한민국 경찰에게 현장은 책임만 있는 곳"이라며 "초급 간부들조차 기획부서 등에 지원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질타했다. 당장 기획ㆍ정보부서 등에 있는 것이 진급이 쉽기 때문이다.

그는 "진급을 하려면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하다 보니 현장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며 "계급이 높아진 뒤에 현장을 찾는 것은'현장체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체를 총괄해야 할 경찰청에도 현장 경험자가 적다 보니 자료 취합 역할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 기피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현장 근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급 간부라면 파출소ㆍ지구대, 일선 서 경제ㆍ교통조사 등 수사 파트에 일정 기간 근무한 사람에게만 자격을 주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검찰을 비롯한 외부와의 소통 부재도 경찰의 문제로 지적했다.

예를 들어 검찰과 소통이 잘됐다면 검ㆍ경 수사권 갈등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박 서장은 신속하게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즉결심판을 도입하면 민원인과 경찰 모두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경찰이 문제 해결이라는 본원적인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